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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디어 왓차 후기 – 성스러운 사슴은 누구인가, 복수와 윤리가 충돌하는 순간 ‘킬링 디어(The Killing of a Sacred Deer)’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그리스 신화의 비극을 현대적 도덕 딜레마로 재해석한 심리 스릴러입니다. 완벽해 보이는 외과의사 가족과 의문의 소년이 얽히며 벌어지는 불가해한 상황은 관객에게 불편한 긴장과 윤리적 질문을 던집니다. 란티모스 특유의 정적이고 감정 없는 연출은 공포의 본질을 한층 더 섬뜩하게 전달합니다. 신화를 닮은 비극 – 란티모스가 쌓아올린 윤리의 미로『킬링 디어』는 단순한 공포 영화도, 전형적인 스릴러도 아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현대적 인간 윤리의 붕괴와 도덕의 가면을 고대 그리스 신화 ‘이피게네이아의 희생’을 모티브로 냉정하게 재현한다. 영화는 유명 외과의사 스티븐(콜린 파렐)과 그의 완벽한 가족, .. 2025. 6. 11.
더 웨일 왓차 후기 – 육체에 갇힌 아버지의 고백, 용서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더 웨일(The Whale)’은 폐쇄된 공간 속, 고도비만으로 죽음을 앞둔 한 남자가 딸과 화해하고자 애쓰는 5일간의 이야기를 담은 감정 드라마입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연출 아래, 브렌던 프레이저는 압도적인 연기로 죄책감과 용서를 향한 인간의 감정 깊이를 그려냅니다. 이 영화는 육체와 마음이 모두 무너진 상태에서도 사랑이 어떻게 다시 시작될 수 있는지를 질문합니다.무너진 몸, 남은 감정 – 벽 속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아버지『더 웨일』은 단 한 번도 집 밖을 벗어나지 않는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한 남자의 어두운 아파트 내부에서 전개된다. 그는 찰리, 고도비만으로 스스로 걷지도 못하고 글쓰기 수업을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는 혼자 살아가는 영어 강사다. 카메라 앞에서는 얼굴도 보이지 않고, 늘 “기.. 2025. 6. 10.
세븐 파운즈 왓차 후기 – 죄책감의 무게와 속죄의 방식, 일곱 개의 선물이 남긴 질문 ‘세븐 파운즈(Seven Pounds)’는 윌 스미스가 주연한 감성 드라마로, 과거의 실수로 인해 죄책감에 빠진 한 남자가 일곱 명에게 ‘선물’을 남기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는 속죄란 무엇이며, 진정한 구원이란 타인을 위한 희생일 수 있는지를 섬세하고 묵직하게 묻습니다. 드러내지 않지만 더욱 강렬한 감정과 윤리적 딜레마가 담긴 이 작품은, 관객에게 오랫동안 질문을 남깁니다.죄책감이라는 무게 – 한 남자가 짊어진 ‘세븐 파운즈’의 의미『세븐 파운즈』는 초반부터 불친절하다. 주인공 벤 토마스(윌 스미스)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그날을 말해드릴까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는 IRS(국세청) 공무원이라며 여러 사람의 삶을 관찰하고, 갑작스럽게 누군가를 도와주기도 한다. 영화는 그의 행동을 .. 2025. 6. 9.
룸 왓차 후기 – 벽으로 둘러싸인 세상에서 엄마는 어떻게 삶을 키웠는가 ‘룸(Room)’은 좁은 감금 공간에서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한 여성의 생존기이자 탈출기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엄마로서의 역할을 포기하지 않는 모성과, 세상 밖에서 벌어지는 적응의 고통까지 담아냅니다. 단순한 범죄 드라마가 아닌, 인간의 회복과 감정의 생존력을 그린 감동적인 작품으로, 배우 브리 라슨의 열연과 감정의 밀도가 돋보이는 걸작입니다.일곱 평짜리 세상 – 룸이라는 감옥, 그리고 보금자리『룸』은 어느 날 아침, 평범하게 깨어나는 모자(母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러나 그들이 사는 공간은창문 하나 없는 방, 단 11제곱미터의 감금 공간이다. 이곳은 세상과 단절된, 철저히 닫힌 공간이다. 조이는 17살에 납치되어 이곳에 감금되었고, 그곳에서 아이 잭을 낳았다. .. 2025. 6. 9.
플로리다 프로젝트 왓차 후기 – 디즈니랜드 근처에서 울던 아이들, 미국의 또 다른 얼굴 ‘플로리다 프로젝트(The Florida Project)’는 디즈니월드 바로 옆 슬럼가 모텔에 사는 아이와 엄마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적인 카메라와 아이의 시선으로 담아낸 이 작품은, 낙관적 색감 속에 미국 사회의 가장 어두운 현실을 녹여낸 걸작입니다. 어린이 주인공의 천진한 행동과 대비되는 현실의 비극이 묵직한 여운을 남깁니다.동화 같은 색, 현실의 슬픔, 플로리다 햇살 아래 가려진 이야기『플로리다 프로젝트』는 가장 밝은 색으로 칠한 영화지만 내용은 가장 어두운 현실을 다룬다. 주인공은 6살 아이 무니(Moonee). 그녀는 디즈니월드 근처의 ‘매직 캐슬’이라는 보라색 슬럼 모텔에서 엄마와 함께 산다. 겉보기엔 밝고 유쾌한 장난꾸러기 소녀지만, 그의 일상은 극한의 빈곤과 .. 2025. 6. 9.
더 스퀘어 왓차 후기 – 현대 예술과 도덕의 실험실, 우리는 누구를 위해 도덕적인가 ‘더 스퀘어(The Square)’는 루벤 외슬룬드 감독이 연출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스웨덴 현대미술관의 큐레이터를 중심으로 예술과 도덕, 책임, 위선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담은 작품입니다.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무시되는 경계와 개인 윤리의 실패를 통해, 이 영화는 현대 사회가 도덕성과 공공성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되묻습니다. 이 후기는 작품의 메시지와 연출 기법을 중심으로 심도 있게 풀어냅니다.우리는 도덕적 존재일까 – 현대 예술이 만들어낸 거울 속의 나『더 스퀘어』는 단순히 현대 미술계를 풍자하는 영화가 아니다. 그보다 더 깊은 질문을 던진다.“우리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 도덕적인가?”영화의 주인공 크리스티안은 스웨덴의 현대미술관 수석 큐레이터다. 그는 세련되고, 진보적이며, 도덕적 가치.. 2025. 6. 8.